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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후가 온대서 아열대로 변화되었습니다.
기온이 높고 습한 날씨에 '한지형 잔디' 즉 양잔디가 거의 치명타를 입었죠.
더위에 강한 '난지형'으로 교체가 유리
난지형 잔디가 유지 비용도 최대 10분의 1 저렴합니다.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메이저 대회에 걸맞지 않은 코스 상태가 논란이 됐습니다.
대회장인 블랙스톤 이천 GC(파 72·사진)의 페어웨이 잔디가 녹아내린 것도 모자라 곳곳이 흙바닥을 드러내면서입니다.
같은 기간 인천 클럽 72 오션코스(파 72)에서 치러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한 동해 오픈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두 대회 모두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2년 연속 프리퍼드 라이 룰이 적용됐습니다.
이들 대회장 모두 한지형 잔디(양잔디)가 식재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지형 잔디의 최적환경은?
켄터키 블루그래스와 벤티 그래스로 대표되는 한지형 잔디의 생육 적정 온도는 15~20도입니다.
28도가 넘으면 성장이 중단되는데, 올해 기록적인 폭우와 폭염이 이어져 한지형 잔디가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양잔디로 불리는 한지형 잔디는 잎이 얇고 부드럽습니다.
페어웨이에 깔리면 특유의 푹신한 촉감을 주고 추위에 강해 겨울에도 푸른색을 유지합니다.
여름이 뜨겁고 습한 한국에서 이 잔디를 유지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기에 양잔디 페어웨이는 고급 골프장의 상징이 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한지형 잔디 페어웨이의 위상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올 시즌 국내 남녀 프로골프에서 프리퍼드 라이로 진행된 13개 대회의 골프장도 모두 한지형 잔디 코스였습니다.
최근 기후 변화로 한지형에서 난지형 잔디로 교체한 골프장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년간 13곳의 골프장이 양잔디에서 한국형 잔디로 교체하였습니다.
골프 팬들 사이에서는 “양잔디 페어웨이 중 멀쩡한 곳이 거의 없다”라는 불평이 나왔습니다.
15~20도에 생육이 최적화된 한지형 잔디가 한국의 여름 폭염을 견디지 못한 탓입니다.
한지형 잔디, 유지보수도 힘들다
기상청이 지난 9월 발표한 ‘2024년 여름철 기후 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6~8월 평균기온은 25.6도로 1973년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여기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아홉 번이나 관측될 정도로 집중호우의 정도도 심해졌습니다.
20.2일로 역대 가장 길었던 열대야는 한지형 잔디에 치명타를 입혔습니다.
낮에 고온이더라도 밤에 기온이 떨어지면 잔디가 쉴 수 있지만 올여름에는 밤에도 고온이 계속돼 양잔디가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 됐습니다.
난지형 잔디가 유리
더위에 강한 난지형 잔디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더 유리합니다.
잔디 유지를 위한 물값이 훨씬 적게 들기 때문입니다.
코스 관리에 필요한 농약과 비료도 한지형 잔디에 비해 적습니다.
18홀 코스의 잔디를 교체하려면 70억~80억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코스 유지·관리 비용은 최대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들어 장기적으로는 할 만한 투자라고 분석자료가 나왔습니다.
그동안 약점으로 평가되던 미관 문제도 최근 크게 개선됐습니다.
난지형 잔디는 첫 서리 이후 색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하는데, 최근엔 여름이 길어지면서 변색 시기도 자연스럽게 늦춰졌습니다.
그리고 변색이 시작되기 전 착색제를 쓰면 자연스러운 푸름을 유지할 수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입니다.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은 제주와 남부 지역 골프장을 중심으로 한국형 잔디로 품종 교체가 이뤄졌는데 수년 내 수도권 골프장도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지형 잔디를 난지형 잔디로 바꾸는 이유
○ 기후 변화: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여름철 온도가 상승하면서 한지형 잔디가 높은 온도에 취약해져 잔디가 타거나 병충해에 감염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골프장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자, 고온에 강한 난지형 잔디로 교체하는 추세입니다.
○ 비용 절감: 난지형 잔디는 한지형 잔디에 비해 관리 비용이 적게 듭니다. 예를 들어, 난지형 잔디는 물 사용량이 적고 병충해에 강하며, 비료 사용량도 적습니다.
○ 계절 변화에 따른 잔디 상태 유지: 난지형 잔디는 사계절 내내 푸르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골프장의 미관을 좋게 하고 골퍼들에게 좋은 플레이 환경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 러프 지역에서의 플레이 난이도 조절: 난지형 잔디는 러프 지역에 적합합니다. 난지형 잔디로 조성된 러프 지역은 공이 탈출하기 어렵게 만들어 플레이어들의 기술적인 샷을 요구하며, 이는 골프의 재미를 높이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골프장들이 한지형 잔디를 난지형 잔디로 교체하고 있으며, 이는 골프장의 운영과 골퍼들의 경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