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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규칙 ‘깃대 플레이’
골프규칙 중 일부 개정
2019년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골프규칙 중 일부를 개정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깃대를 꽂은 상태로 그린 플레이를 하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퍼팅 때 깃대를 뽑아야 했고, 뽑지 않거나 바닥에 놓인 깃대를 볼로 맞히면 벌타를 받았습니다.
규칙을 바꾼 이유는 플레이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골프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스포츠로 젊은 골퍼의 유입을 막는 요인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시간이 줄어들면 골프 인기가 높아져 골프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였죠.
골프 선수들도 찬성
선택 사항이므로 오히려 좋았습니다.
강하게 쳐서 깃대를 맞고 홀에 들어가는 플레이를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규칙이 적용된 초기에 많은 선수가 깃대를 꽂은 상태로 퍼팅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간이 흐른 현재는 어떨까
골프 대회는 예전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선수 대부분 깃대를 빼고 퍼팅을 합니다.
홀에 들어갈 볼이 깃대를 맞고 튀어나오는 문제 때문입니다.
성공보다 실패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마추어 골퍼는 사정이 다르다
아마추어 골퍼는 깃대를 꽂고 플레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깃대를 빼고 싶은 마음이라도 실행이 쉽지 않습니다.
옛 스타일을 좋아하는 ‘꼰대’ 이미지도 있고 캐디 눈치도 한몫을 합니다.
예전에는 캐디가 깃대를 빼고 꽂는 일을 했습니다.
지금은 안 해도 되니 편해졌는데, 홀마다 깃대를 빼고 플레이하면 캐디로서는 달가울 리 없죠.
홀 가장자리가 짓이겨지는 것도 문제
깃대가 꽂힌 상태로 홀에 들어간 볼을 뺄 때 손으로 홀 가장자리를 누르게 됩니다.
짓이겨진 홀 가장자리는 홀인 확률을 떨어뜨립니다.
가장자리를 타고 떨어질 볼이 돌아 나올 수 있어서입니다.
골프장 입장은
깃대가 꽂힌 상태로 하면 플레이 속도를 높이는 취지 자체가 반가운 일입니다.
그런데 실제 플레이 속도는 그리 빨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시대 속 골프붐 영향도 있지만 골프장 관계자들은 “플레이 속도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는 얘기를 합니다.
홀 관리 스트레스
짓이겨진 홀을 문제 삼는 고객이 많아졌습니다.
그렇다고 무뎌진 홀을 메우고 새로운 홀을 자주 만들기도 힘듦니다.
그린은 잔디 보호를 위해 일정한 패턴을 따라 홀 위치를 옮기기 때문입니다.
궁여지책으로 홀 가장자리를 보호하는 링을 설치하는데 이것도 문제입니다.
홀 크기는 10.8cm 인데, 테두리가 0.1cm인 링을 넣으면 홀 크기가 10.6cm로 작아집니다.
그렇잖아도 넣기 쉽지 않은 홀인데 크기가 작아지니 더 어렵습니다.
골퍼들이 화내고 반대하는 건 당연하죠.
한번 만들어진 규칙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깃대 플레이가 지속될 분위기입니다.
플레이 속도는 비슷하고, 오히려 퍼팅 방해 요소로 작용하는데도 말입니다.
하지만 골퍼 스스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선택’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깃대 플레이는 의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택에 따라 꽂을 수도, 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