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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가 열어준 골프 세상
US여자오픈대회에서 박세리가 연못에 발을 담근 채 날린 멋진 샷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려 국민들을 열광하게 했었습니다. 이후 우리나라 선수들은 미국 여자골프대회가 마치 KLPGA 대회나 되는 듯 미국 전역의 골프장을 휩쓸고 다녔습니다.
한해 10승 이상의 우승을 챙기고 몇 년 동안 신인상도 독차지하며 한국여자골프의 위상을 전 세계에 확실히 각인시켜 주기도 했습니다.
박세리의 우승은 우리나라 여자 골프역사의 전환점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저 담 넘어 딴 세상 사람들만 모여 있는 것으로만 알았던 미국골프투어에서 우리나라 선수들도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게 한 것입니다.
LPGA에 진출하기 위한 방법
● Q스쿨을 통한 진출
LPGA 퀄리파잉 토너먼트(Q시리즈)에 출전하여, 최종 순위에 따라 LPGA 투어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Q스쿨은 보통 2단계로 구성되며, 1단계에서는 지역 예선을 거쳐 본선 진출자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는 본선을 거쳐 최종 순위를 결정합니다.
● 초청 대회 출전
LPGA 비회원이라도 초청 대회에 출전하여 상금랭킹 40위 안에 들면 투어 티켓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 LPGA 주최 대회 우승
한국에서 열리는 LPGA투어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같이 LPGA 주최 대회에서 우승을 하여 미국에 진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엡손 투어 활동
엡손 투어에서 활동하며 상금랭킹 10위 안에 들면 다음 시즌 LPGA 투어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LPGA 투어 진출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위와 같은 방법을 통해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꾸준한 노력과 인내심으로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상한 KLPGA의 족쇄
해마다 가을이면 LPGA 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립니다.
그동안 이 대회를 통해 KLPGA 선수들 여러 명이 LPGA 투어로 직행했습니다.
지옥의 레이스라 불리는 퀄리파잉(Q)을 거쳐 진출하는 것보다 홈구장인 국내 골프장에서 열리는 대회는 유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KLPGA에서 이 대회를 비공인 대회로 규정해 국내 여자골프선수들이 LPGA 투어로 직행할 수 있는 지름길을 막아버려 지금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LPGA로 진출하는 선수들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KLPGA투어의 해외투어 참가 규정에는,
‘KLPGA 정규투어 선수는 KLPGA 메이저대회가 해외 투어와 동일한 기간에 개최될 경우 KLPGA 메이저대회에 의무적으로 참가하여야 한다’는 족쇄 조항이 우리나라 선수의 해외 대회 참여를 막고 있습니다.
이 조항을 어기면 벌금과 10경기 출장 정지라는 페널티도 받습니다.
KLPGA 의무 참가 규정의 문제점
● 선수의 자유로운 대회 참가 선택 제한
선수는 상금, 랭킹, 일정 등을 고려하여 최적의 대회를 선택하여 참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선수의 선택권을 제한하여, 불리한 일정이나 컨디션에서도 대회에 참가해야 할 수 있습니다.
● 컨디션 조절 어려움
불리한 일정으로 인해 선수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대회에 참가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선수의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경기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해외 투어 진출 제한
해외 투어와 동일한 기간에 KLPGA 메이저대회가 개최될 경우, 선수는 해외 투어에 참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는 선수의 해외 투어 진출 기회를 제한하고,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 국내 골프 산업의 성장 방해
국내 골프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선수들의 해외 투어 진출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선수들의 해외 투어 진출을 제한하여 국내 골프 산업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 규정의 불공정성
모든 선수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규정이 특정 선수에게만 적용되지 않는 경우, 불공정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불이익이 두려워 LPGA 경기에 참가를 못한다
골퍼들이라면 누구나 다 라운드를 해보고 싶어 하는 골프 성지 세인트앤드류스 골프장에서 열린 AIG 위민스 오픈에도 KLPGA 소속 선수들이 한 명도 참가하지 못한 이유도 이 조항 때문이었습니다.
25명의 미국, 19명의 일본 선수들이 참가했지만 우리의 경우 LPGA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 15명만 출전했습니다.
자격이 있는 국내파 선수들은 동일기간에 열리는 한화클래식 대회 때문에 참석할 수 없었습니다.
2024년 LPGA 성적
다른 나라들은 자국 골프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LPGA 진출을 도와 일본이나 태국, 호주 등 여러 나라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JLPGA는 LPGA 메이저대회 대상 포인트를 자국 내 일반대회의 4배까지 줄 정도로 적극적이라고 합니다.
올 시즌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일본선수 후루에 아야카와 사소 유카가 우승한 것은 결코 그냥 얻어진 게 아닙니다.
2024년 9월 초까지 23개의 LPGA 투어 대회가 치러졌는데 한국 선수 우승은 2번밖에 없습니다.
미국 11승, 태국 4승, 일본과 호주, 한국이 각각 2승, 뉴질랜드, 스웨덴이 각 1승씩을 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대회수를 감안해 볼 때 우리나라 선수가 과연 몇 승을 더 거둘지 모르지만, 전성기 때의 두 자릿수 우승을 하던 때를 떠올리면 참담한 성적입니다.
누구를 위한 규정일까
지금의 KLPGA 투어가 인기를 얻고 사랑을 받게 된 것은 1998년 LPGA US OPEN에서 우승한 박세리의 감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슴 뭉클한 그 우승으로 골프단이 여럿 생겨나고 후원기업들도 등장하면서 지금의 인기를 누리게 된 것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협회 임원들이 잘나서 흥행이 되고 절로 커진 것이 아닙니다.
LPGA 인기를 타고 KLPGA 활성화로 이어진 것인데 자신들이 커온 그 근간을 흔드는 어리석은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을 적극 권장하고 지원을 해도 모자랄 판에 그 길을 막고 있는 KLPGA는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소탐대실(小貪大失) 행정이 애꿎은 국내 프로골프투어 선수들의 희생과 세계 골프계에서 한국여자골프의 위상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변경되면 좋겠습니다.
KLPGA투어의 해외투어 참가 규정이 우리나라 선수들 기회를 더 주는 방향으로 바뀌기를 기대해 봅니다.